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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에 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 100여건이 넘는데요
그만큼 중요한 인물 박연에 대한 기록 중 왕조실록 2건을 살펴볼게요.
세종 27권, 7년(1425년2월 24일) 3번째기사
악서를 찬집하게 하고, 악기와 악보법을 써서 책을 만들도록 예조에서 하다
예조에서 악학 별좌(樂學別坐) 박연(朴堧)의 수본(手本)에 의거하여 계하기를,
“음악의 격조(格調)가 경전(經傳)·사기(史記) 등에 산재하여 있어서 상고하여 보기가 어렵고, 또 문헌통고 ..(중략)..등을 사장(私藏)한 자가 없기 때문에, 비록 뜻을 둔 선비가 있더라도 얻어 보기가 어려우니, 진실로 악률이 이내 폐절되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청컨대, 문신(文臣) 1인을 본 악학에 더 설정하여 악서를 찬집(撰集)하게 하고, 또, 향악·당악·아악의 율조를 상고하여, 그 악기와 악보법을 그리고 써서 책을 만들어, 한 질(秩)은 대내(大內)로 들여가고, 본조와 봉상시와 악학 관습 도감과 아악서에도 각기 1질씩을 수장하도록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박연의 건의
인용문 풀이:
음악에 관한 이론들이 이곳저곳에 찔끔찔끔 수록되어 있어 보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백과 사전처럼 한질로 되어 있는 전문서적은 소장한 자가 없으니
뜻을 둔 사람일지라도 포기하여 음악이 단절될까 두렵습니다.
악학(음악기관)에 전문가를 증원하여 자료들을 수집하고 악서를 만들게 하며,
이론, 악기, 악보 등은 상세히 기록하여 책을 만들도록 하십시오.
그 책들은 임금이 거처하는 대전과 봉상시, 악학, 관습도감 등 음악기관에 비치해 주십시오.
인용문에 등장하는 악학, 봉상시, 아악서, 전악서, 관습도감에 관한 정보
♣ 악학: 악학을 포함한 십학(유∙무∙이∙역∙음양풍수∙의∙자∙율∙산∙악)은 예조에 소속되는데요, 봉상시 제향악의 문무무와 가(歌)를 담당하고, 아악서 제향악의 헌가와 등가악을 연주하며, 전악서의 당악과 아악 취재를 담당합니다 ▷ 풀이 유학, 무학, 이학, 역학, 의학 등 10개의 학문 중에 악학이 포함되며, 봉상시나 아악서에서 행하는 제사음악에서의 춤(일무)과 노래, 악기연주 등 제례음악 전반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속악(제사 음악 이외 궁중에서 행해지는 음악)을 담당하는 전악서의 음악까지 관장하니, 악학은 제례악과 연례악을 두루 관장하는 기관임을 알 수 있죠.
♣ 봉상시: 제향악 중 재랑(가와 문무)과 무무 전담 ▷ 풀이 봉상시는 제례악 중 노래와 춤(일무: 문무와 무무로 구분)만 다루는 기관입니다.
♣ 아악서: 제향악의 헌가와 등가악 연주 ▷ 풀이 아악서는 제례악에서 악기 연주만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당상악(등가악)과 당하악(헌가악)이 교대로 연주하게 됩니다.
♣ 전악서: 속악 즉 조회, 행행대가의 전부고취와 문소전, 휘덕전의 속악제향, 연향 중 헌가 또는 전정악 등의 향당교주 담당 ▷ 풀이 전악서는 궁중 연회, 행진, 규모가 작은 제례의 음악을 관장하는 기관입니다.
♣ 관습도감: 연향 때 전상에서 여기와 악공의 향악과 당악의 연주, 교방여기의 습악 담당 ▷ 풀이 일반적으로 궁중에서는 전문음악가인 악공과 악생들이 연주하는데, 시대나 연회에 따라 기녀들이 투입되기도 합니다. 그런 기녀들까지 교육하고 지도하는 기관이 관습도감인거죠.
잠시 음악을 들으며 쉬어가도록 하죠.
일무와 노래가 들어가는 종묘제례음악을 감상하겠습니다.
세종 36권, 9년(1427.5월 15일) 2번째기사
악학 별좌 봉상 판관 박연이 석경을 새로 만들어 올리다
악학 별좌 봉상 판관 박연이 1틀에 12개 달린 석경을 새로 만들어 올렸다. 처음에 중국의 황종의 경쇠로써 위주하였는데, 삼분(三分)으로 덜고 더하여 12율관을 만들고, 겸하여 옹진(甕津)에서 생산되는 검은 기장[秬黍]으로 교정(校正)하고 남양에서 나는 돌을 가지고 만들어 보니, 소리와 가락이 잘 조화되는지라, 그것으로 종묘와 조회 때의 음악을 삼은 것이다.
인용문 풀이:
석경은 단단한 돌을 기역자 모양으로 깎아서 매단 악기입니다.
돌은 요즈음 처럼 무덥거나 혹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음정의 변화가 거의 없기에 모든 악기의 음정을 잡아주게 되죠. 오늘날에는 8개씩 두단으로 만든 편경이 사용됩니다. 이런 악기는 대부분 중국에서 사왔는데, 세종대왕때 박연에게 명하여 우리나라에서 직접 제작을 하게 됩니다.
편경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외에도 박연의 기록은 상당히 많아 다 열거할 수 없고, 다방면에 뛰어난 그분을 요약하자면,
박연은 1405년 문과에 급제하여 집현전 교리를 거쳐 악학별좌에 임명되었고
세종의 명에 따라 궁중음악을 정비하였으며,
율관 및 악기제작에 크게 공헌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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