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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에는 해외여행을 다니고
천주교 성지 순례 다니는 것이
방학중 기쁨이자 삶의 재충전기였다.

헌데 2020년 2월 이집트 여행을 마지막으로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과 성지순례가
모두 정지된 상태이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배론성지



온몸의 세포들이 꾸물거리며
발작을 일이키다 못해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스멀스멀 머리를 들 무렵
뜻이 맞는 대녀 엘리사벳과
국내 성지순례를 하기로 했다.


한국의 성지 167곳을 순례하기로 마음먹고
일단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책을 구입했다.
5년 계획으로 차근차근 둘러보려한다.
서울, 수원 등 군데군데 성지를 다녀봤지만
안내서에 따라 체계적인 순례를 하기로 결정하니 설레인다.
제일 먼저 배론성지가 있는 강원도 지역의 원주교구를 둘러보기로 했다.

강원도로 가는중 경기도 광주에서는 비가 엄청 퍼붓고
터널에는 물이 계속 쌓여
차 바퀴가 물에 잠기자
두려움과 염려로
되돌아가야하나 불안해 하며
주모경을 드린다.

몇번 더 집중 소나기를 만났지만
10시 이후에는 비예보가 20%인 것에 의지하며
제천으로 향했다.


드디어 [천주교 원주교구 배론성지]에 도착 했다.
켜켜이 쌓여있는 하얀 구름들과
햇살의 어우러짐이 장관을 이룬다.

비온 뒤 자연의 경관은
청명하고 화사하며 상쾌하고 아름답다.

나뭇잎 하나하나의 빛깔과 생동감,
온갖 새들과 잠자리, 벌, 나비, 매미 등 생물들의
활력있고 우렁찬 몸짓과 소리들 ~~~

그 소리에 맞추어 우리도 순례의 기도를 바친다.


♣♣♣♣ 순례를 떠나면서 바치는 기도 ♣♣♣♣

자비로우신 주님
약속의 땅을 향하여 떠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친척 엘리사벳을 돕기 위하여 길을 나선
겸손과 순명의 여인 마리아의 발걸음을 인도하셨듯이
지금 길을 떠나는 엘리사벳과 데레사를 돌보시고
안전하게 지켜주시어
목적지까지 잘 도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또한 주님께서 언제나 저희와 함께 계심을 깨닫게 하시고
길에서 얻는 기쁨과 어려움을 이웃과 함께 나누게 하시며
하느님나라에 대한 희망과 믿음, 사랑의 생활로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순례코스에는 <마음을 비우는 연못>에서 시작 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에서 연결된 <인생미로>부터 시작하였다.
넓게 펼쳐진 <로사리오길>을 돌아 <성모동굴>을 따라 오르막길로
오르자니 무더위로 인해 등과 온몸에 땀이 주룩주룩 흐른다.

배론성지는 골짜기의 모양과 <성요셉 신학당>, <황사영백서토굴> 등이 유명하지만
신앙선조들 가운데 제일 으뜸이라 생각되는 <최양업토마스신부 묘지> 가 있어
이곳을 성지순례중 가장 첫번째로 선택하게 되었다.

최양업신부님은 이미 성인품에 오르신 모든 성인에 포함되시겠지만
그분을 위해 <시편129편> 연도를 드린다.

♩♪ ♩♪♩♪♩♪

◎ 제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나이다.
○ 깊은 구렁 속에서 주님께 부르짖사오니 주님 제 소리를 들어주소서
● 제가 비는 소리를 귀여겨 들으소서
○ 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 오히려 용서하심이 주님께 있사와 더더욱 당신을 섬기라 하시나이다
○ 제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오며 당신의 말씀을 기다리나이다
●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제 영혼이 주님을 더 기다리나이다
○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이스라엘이 주님을 더 기다리나이다
● 주님께는 자비가 있사옵고 풍요로운 구속이 있음이오니
○ 당신께서는 그 모든 죄악에서 이스라엘을 구속하시리이다
◎ 제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나이다

♩♪ ♩♪♩♪♩♪


박해 시대의 교우촌이며,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무덤이 있는 <배론성지>!!
1801년 황사영이 <백서(帛書)>를 작성한 곳이며,
1855년 성 요셉신학교가 설립된 곳이라고 한다.

1791년 신해박해를 피해 온 교우들이 농사와 옹기를 구워 생활하며 신앙 공동체를 이룬 <배론성지>는
1801년 신유박해 때 황사영이 이곳의 옹기 굴에 숨어 있으면서
조선 교회의 박해 상황과 외국의 도움을 청하는 내용을 적은 백서를 작성했고
이를 북경 교구장 구베아 주교에게 보내려다 실패하고 체포되어 순교하였다.
이에 관련된 신자들이 모두 처형되면서 배론 교우촌도 파괴되었다.

백서를 작성했던 토굴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배론성지>의 유적으로는
황사영이 머무르며 ‘백서’를 썼던 <황사영 토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성 요셉 신학교>,
한국인 두번째 신부 <최양업 신부의 묘>가 있다.

교회의 재건과 신앙의 자유를 얻기위해 작성된 백서
성직자를 양성하는 신학교
천주교의 교리 번역 등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전파되는데
많은 공헌을 한 최양업 신부를 접할 수 있었음에 가슴 벅찬 하루였다.
<배론성지>는 우리나라 천주교의 성립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성지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