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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중독

여러분은 ··인 중독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는 커피를 떠올렸는데요. ‘카카오·페이스북·인스타그램 중독의 줄임말이었습니다.

 

사회연결망(SNS)에 보이는 연출된 행복에 열광하며 우울해 하는 사람들,

주로 젊은 층인 MZ 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이런 우울함을 설명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요즘 뉴욕증시에서는 현대 사회의 필수재’ SNS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장 여력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저점매수세가 빠르게 따라 붙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기술주 중에서도 SNS 관련주는 올해 악재가 겹치고 겹치면서

주가가 폭락했었습니다. 올해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성장 산업에 속하는 기술주 급락세가

두드러졌는데, 기술주 중에서도 SNS 관련주는 경기 침체 압박으로 인한

광고 매출 감소 악재까지 겹치면서 고전한 겁니다.

 

대표적인 미국 SNS 상장기업 삼총사를 볼게요.

유투브·구글 모기업알파벳(GOOG)

인스타그램 모기업메타(META·구 페이스북),

스냅챗 운영사 스냅(SNAP) 주가가 급락했었는데

최근 한달새 주가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연중 수익률(올해 첫 거래일인 13~121)을 보면

알파벳, 메타, 스냅 주가는 차례로 31%, -64%, -77% 라는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112~121)을 보면

세 기업 주가는 차례로 15%, 35%, 10% 올라섰습니다.

 

세 기업이 모두 나스닥거래서 상장사인 만큼 나스닥100지수와 비교해 볼까요?

나스닥 100지수는 올해 연중 수익률이 28%여서 세 기업 보다는

하락폭이 작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 수익률은 9%여서

세 기업이 나스닥100지수보다 상승폭이 더 큽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양적축소(QT)를 하면서 시중 돈줄을 조이면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고평가된 성장주(주로 기술주)부터

주가가 빠르게 떨어집니다. 위에서 언급한 미국 SNS 삼총사 기업 주가도

영향을 받은 거죠.

게다가 올해 내내 디플레이션(=인플레이션+경기 침체) 리스크가

지배했던 상황이다보니 SNS 기업들이 실적 압박을 받는 등

안 좋은 일만 겹치면서 급기야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메타같은 경우는 광고 수익 타격 탓에 올해 2분기 들어서는

회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줄었고,

알파벳도 광고 매출이 급감한 탓에 올해 3분기 매출이

코로나19 팬대믹 초기를 제외하면 2013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스냅 역시 온라인 광고 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가

결국 올해 3분기에는 사상 최악의 실적 냈는데요.

이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기업 주가가 뚝 뚝 떨어진 겁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주가가 최근 반등하기 시작한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연준 기준금리 인상폭 완화 기대감에 따른 저점매수 심리입니다.

지난 달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정례회의를 통해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것)

밟았는데 FOMC 12월 정례회의 때부터는 빅스텝(0.50%p) 정도로

금리 인상폭을 줄일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이언트스텝과 마찬가지로 빅스텝도 고강도 긴축 정책인데,

그래도 연준이 워낙 돈줄을 세게 쥐었기 때문에 강도만 줄여도

시장에서는 숨을 돌리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난 달 30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폭 완화발언과 더불어

QT 에도 지나치게 속도를 내진 않겠다고 말하면서

투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살아난 분위기입니다.

 

또 다른 반등 배경은 바로 SNS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필수재처럼 통하는 점에 착안한 저점매수 심리입니다.

광고주들의 광고 수요가 감소해 SNS 기업들 광고 매출이 줄더라도

사용자들은 SNS 에 중독될 정도로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의 수요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광고주들이 광고를 줄이더라도

아예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SMS 기업들 광고 매출 감소 리스크는 그간 주가 급락에

충분히 반영이 됐다는 투자 판단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SNS가 어느 정도로 필수재같은 역할을 하는 지

현지 조사업체인 퓨리서치 설문결과(올해 8월 발표)를 통해 보겠습니다.

퓨리서치가 올해 414~54일에 걸쳐 만 13~17세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하루에 한 번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이들 중 95%가 미국 주요 10SNS 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주요 10SNS 를 이용하는 청소년 중 SNS를 끊기 어렵다고 답한 비중은

절반이 넘는 54%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 를 순위별로 보면.

1위는 미국 유튜브(95%), 2위는 중국 틱톡(67%), 3위 미국 인스타그램(62%),

4위 스냅챗(59%), 5위 페이스북(32%) 등이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사용률이 늘어났는데

인스타그램은 직전 조사(2014~2015) 52%였고 스냅챗은 41% 였습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직전 조사 때 사용률이 71% 였다가

이제는 인기가 가장 급감한 SNS로 꼽혔습니다.

이밖에 트위터와 텀블러 인기가 줄었고, 직전 조사 때

주요 10SNS 에 이름을 올렸던 바인(Vine)과 구글플러스(Google+)

이번 조사에서는 1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라인더는 정식 상장 당일 주가가 폭등했다가 이후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상장주들은 주가 급등락에 주의해야합니다.

 

그런데 미국에 SNS 관련주는 더 많습니다. 전 세계 최대

온라인 데이팅 업체인 틴더그리고 여성 특화 서비스로 인기를 끈

범블도 있습니다. 온라인상으로 소개팅을 주선하는 역할을 하는 업체들인데요.

가장 최근에는 2주 전 뉴욕증시에서 화제가 된 종목도 있었습니다.

지난 달 18일 그라인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정식 상장을 했는데

상장 당일 주가가 112% 폭등했어요. 기업인수목적회사,

그러니까 SPAC 합병을 마무리하고 이날 GRND라는 티커를 달고

정식 상장을 한 겁니다.

 

요즘 같은 장세에 간만에 보는 100% 넘는 폭등세였는데요.

그라인더는 성 소수자(LGBTQ)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해주는 사회연결망,

SNS 업체입니다.

 

이렇게 SNS의 세계가 다양하지만 뜨고 지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5~10년 만에 미국 인기 10SNS 순위에서 사라진

바인·구글 플러스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니까 SNS가 현대 사회의 필수재처럼 중요한 서비스가 됐고

여러 기업들이 있지만, 아직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상장지수펀드(ETF) 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중독, 그러니까 SNS와 관련된

뉴욕증시 상장 ETF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X 소셜미디어 ETF’ (SOCL)입니다.

ETF 는 종목 이름이 길어서 보통 티커로 말하곤 합니다.

저도 이제부터 SOCL 로 부르겠습니다.

 

SOCL 는 글로벌 SNS 대장주들을 담은 ETF입니다.

시세가 올해 40% 넘게 떨어져 주가가 거의 반토막 났지만

최근 한 달 동안 반등세가 눈에 띕니다. 지난 달 3일부터

최근 한 달 간 SOCL 상승률이 28.01%입니다.

한달 동안만 보면 나스닥100지수를 따르는 ETF (QQQ, 12.31%),

S&P 500 지수를 따르는 ETF(SPY, 9.68%)보다 반등세가 두드러지네요.

 

SOCL 주요 구성종목을 보면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65%를 넘습니다.

글로벌 X 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기준 중국 텐센트(11.97%),

미국 메타(8.86%), 한국 네이버(6.84%)와 카카오(6.27%),

미국 스냅(6.24%), 넥슨(5.65%), 미국 핀터레스트(5.04%)와 알파벳(4.98%),

중국 넷이즈(4.88%)와 바이두(4.81%), 미국 매치(4.81%) 순이에요.

텐센트는 중국 SNS 기업이지만 뉴욕증시에도 상장돼 있는데

텐센트를 비롯해 메타, 네이버와 카카오, 매치 등의 주가가

한달 새 크게 반등하면서 SOCL 시세도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SNS 관련주도 리스크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SNS 기업들은 올해 들어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연준 금리 인상 리스크가

최근에 살짝 수그러든 듯 하더라도, 경기 침체는 내년에 현실화될 것이라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리고 SNS 기업 중에서도 매치그룹이나 범블 같은

온라인 데이팅 업체들은 삼중고를 겪습니다. 웃기고도 슬픈 걱정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미국 경기 침체 리스크에 따른 데이트

수요 감소입니다. 물질적인 여유가 없으니 연애할 의욕도 사라지는 모양입니다.

 

미국 온라인 데이팅업체 힌지가 올해 여름 사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물가가 올라서

데이트 비용이 걱정된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Z세대들이

비용 부담을 더 크게 느낀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힌지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틴더 모기업미국 매치 그룹이 거느린 계열사 중 하나입니다.

 

매치그룹 경쟁사인 범블의 울프 허드 CEO도 지난 달 9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경제 침체로 인한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가

데이팅앱 사용자들에게 압박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범블은 여성이 먼저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말을 걸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인기를 끈 업체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미국주식 다이어리’ 2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카페인 ETF, 그러니까 SNS ETF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으니까 장·단점을 각각 두 가지 꼽아서 정리할게요.

우선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대사회 필수재처럼 등극한 SNS 관련주가

저점 매수 주목을 받는 다는 점,

다른 하나는 ETF 를 통해 투자하는 경우 다양한 SNS 종목에

골고루 투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단점도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아직 SNS 관련주를 포함한 기술주,

혹은 뉴욕증시 전반이 대세적인 반등세로 접어들기 이전

다시 한 번 저점을 찍을 리스크가 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단점도 연장선상의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특히 경제 침체가 찾아오는 경우 SNS 기업들의 광고 매출 등이

추가로 어느 정도 위축될 지 아직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매력적인 종목이라 하더라도 너무 급하게 매수를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저점 매수 기회가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지난 1JP모건의 두브라스코 라코스-부자스 전략가는

고객 메모를 통해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인해 실물 경제와 주식 시장이

추가 압박을 받으면서 내년 상반기 S&P 500 지수가

새로운 저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라코스-부자스 전략가는 소비 주도형 경기 둔화가

기업 심리 위축·실업률 상승·디스인플레이션과 맞물리면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방향을 틀 것인 바 이렇게 되면

주식 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시기적으로는 2023년 후반부 반등이 일어나 해당 연도 말

S&P 500 지수가 4200 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출처: 김인오특파원 [김인오의 미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