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오랜 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시간

모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조교부터 시작을 했었는데~~

 

나이 드신 실력자 강사님들이 왜 교수를 못하고

저렇게 시간강사로 전전긍긍하시는 지

그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었는데

내 자신이 시간강사로서 제 직분을 끝내게 되니

아쉬움과 후회스러움이 물밀듯 덥친다.

 

20여년을 대학강사였던 지인이

새학기가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학과실에 전화를 하니

이번 강의가 폐강되었다는 단호한 한마디만 돌아왔다는 허탈감.

 

그 누구도 시간강사의 복지는 물론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한학기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 임시일용직

 

시간강사가 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하고

매년 논문 실적이나 연주실적이 있어야하는

까탈스러운 조건에 비해

신분이나 복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얼토당토한 직업군?

 

오랜 기간 시간강사였다 짤린 엄마를 위해 딸이 마련해준 풀코스(스파와 식사)

 

 

매년 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홀로 외치다 목숨을 끊는 수많은 시간강사들이 있었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퇴보된 시간강사법

강의전담교수, 외래교수 등 명칭만 몇번 바뀔 뿐이었다.

 

신분이 불확실한 시간강사를 없애라는  정부방침에 따라

4대 보험을 해 줄 수 없는 대학에서는

겸임교수제를 도입하여

회사에서 4대 보험이 되는 사람만 겸임교수로 썼던 2019년의 황당함

또다시 도입된 시간강사법으로

수업시수는 줄고, 3년이란 기간제 도입으로

연임할 수 없도록~~.

 

강사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누가 만드는 것인 지? 

시간강사에 대한 서러움을 알기나 하는 사람인지?  

 

로얄 호텔(지하 1층에서 21층까지)

 

공무원이나 교사인 친구들이 퇴직을 하면서

65세까지 강의할 수 있는 내가 제일 부럽다고 한마디씩 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논문심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 학과장이

그동안 수고 많으셨는데 재계약은 안하기로 했다고 통보를 해준다.

 

막연히 기다리던 희망이 묵사발 된 허무함

그나마 수고했다는 말을 들은 안도감

35년의 직장이 갑자기 붕 떠버린 허탈감.... 등등

 

 

음악수업이기에

초창기에는

테이프에 2시간짜리, 3시간짜리 수업에 맞추어

순서별로 음악들을 모두 녹음했었고

그 다음에는 CD를 사서 종류별로 가져가 들려줬고

세계음악은 영상이 있는 비디오테이프를 구입해 보여줬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PPT에 영상을 넣어 수업을 진행하다가

팬데믹시대에는 ZOOM 수업까지~~~ 

 

30여년동안

해마다 학생들의 특성이 다양한 것같이

문명의 기기도 점차 변화되었고

학생들의 반응도 급변해 갔으며

어느 순간 수업평가를 하게 되자

처음에는 장난으로

복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은 찍기로~~

 

 

   

모교인 서울은 물론 대구, 광주, 충청, 경기권을 다니며

국립대학, 사립대학 등에서 수업을 했고

각 대학의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모교가 최고의 대학이란 자부심을 키워주려 애썼다.

 

오늘날보다는 아이들 키우기가 수월했겠지만

한해도 거르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며 꿋꿋하게 버티어 온 엄마를

알아주는 딸이 있어 감사하며 행복하다.

 

허약체질인 엄마를 위해 스파와 마사지

맛난음식을 풀코스로 예약한 딸에게

감동이다.